삶의 재구성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1989>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으로 ‘카르페 디엠 Carpe, carpe diem,’ 과 같은 명대사와 메시지를 세상에 퍼뜨린 영화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영화입니다.
삽입된 영상의 장면은 전통과 형식이 본질과 생명을 죽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이 영화는 그 형식, 영화의 언어를 적절히 아주 문법적으로 잘 사용합니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장면이 결말까지 이끌어 감을 알 수 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전통적인 영화의 기법과 형식을 통해서 전체를 예측할 수 있도록 즉, 영화의 언어를 사용해서 제작자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하게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영화언어로서 몽타주 기법을 통해 장면, 장면을 하나의 메시지의 틀 속에 넣어서 이야기의 주제를 강화하며 영화의 메시지를 발전시켜 나갑니다. 영화의 언어를 사용해서 삶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재구성한다는 표현에는 사실 왜곡의 가능성을 인정함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감히 일어나기 어려운 표현과 행동이 영화를 통해 표현되는 것이 그러한 예라 볼 수 있습니다. 왜곡이나 과장이 없지만 삶의 단면들을 재배열하고 재구성함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도 영화의 특징입니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장면을 ‘클로우즈 업Close up’을 통해서 메시지의 모티브를 끄집어내고 그것을 다른 또 하나의 평범한 장면과 연결시킴으로 평범함과 일상이 특별함과 사건이 되게 하는 것이 영화의 언어입니다. “클로우즈 업” 은 영상이나 사진만이 가지는 기술적 언어이기 때문에 문자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색한 내면과 인식의 세계를 한눈에 나타내는 영화 언어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란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제작자의 주관과 의도를 재구성을 통해 표현 가능케하는 것이 영화의 언어입니다. 이 영화의 언어가 있기 때문에 영화가 스토리텔링이 아닌, 내용을 전달하는 단순한 미디어가 아닌, 창작물로서 예술품으로 취급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영화가 예술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편집의 미학이 작동합니다. 영화의 언어로 장면이 왜곡되기도 하고 관점의 전환을 하기도 합니다. 영화는 이제 제작자의 메시지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언어를 갖춘 미디어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하고 가야하는 것은 영상 매체인 영화는 정보를 고밀도로 전달 가능한 핫 미디어이기 때문에 문자 매체 보다 더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매체도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문자 매체만큼이나 주관과 관점에 따라 왜곡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입니다. 눈으로 봤다고 그것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영화는 그 왜곡된 실제와 재해석을 자신의 언어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몽타주 기법이 그러한 영화 언어의 대표적인 하나입니다.
몽타주(Montage) 기법
몽타주Montage란 프랑스어로 ‘몽치 ‘monter조립하다’와 ‘나라타주‘ narratage해설하다 의 합성어입니다. 문자적으로 단어가 의미하는듯 편집자나 영화제작자의 의도로 영화의 장면들을 의도적인 배열과 배치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부분과 부분을 따로 해석하지 않고 전체로 이해하고 재해석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케쉬탈트 심리현상을 활용한 기법입니다.
첫번째 그림은 말 두 마리와 배경이 한 여인의 모습으로, 두번째는 수많은 배경의 작은 사진이 모여 하나의 인물 사진을 만들어짐이 보입니다. 배경이 전경이 되어 보이는 현상을 케쉬탈트 심리현상이라고 합니다. 인간이 가지는 인지능력의 하나로 사물을 분류하고 통합하는 능력입니다. 부족함을 채우려는 능력을 말합니다.[i] 이 심리 원리가 영화 편집에서 몽타주기법으로 편집된 영상에 나타나는 것입니다.[ii] 예로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 의 알 수 없는 미소는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웃는 미소로 혹은 무덤덤한 모습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그것과 별개로 모나리자의 그림의 미소가 웃는 사람의 사진들과 함께 배열되었을 때는 사람들은 모나리자의 모습을 백 프로 웃는 미소로 봅니다. 하지만 화난 모습과 걱정이 있는 모습의 인물 사진들 속에 배치되었을 때는 당연히 모나리자의 미소는 화난 모습 걱정이 있는 사람의 모습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몽타주 기법이 짧은 장면 속의 예술가의 의도된 배경을 통해 설정된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의 왜곡이 일어납니다. 슬픈 표정이나 아무 생각 없는 모습이 즐겁고 기쁜 모습의 배경 속에서 기쁜 모습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곡은 제작자의 의도가 반영되었는 뜻입니다. 이 말이 바로 몽타주와 같은 기법이 영화 창작자의 언어로 활용되어 자기의 메시지를 담았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것을 영화의 언어라고 합니다.
몽타주 기법을 통한 메시지는 짧은 장면과 설정에서도 사용되지만 영화의 전체 구성에서도 활용됩니다. 몽타주 기법의 다른 모습으로 하나 하나의 작은 사건들이 큰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배치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구성에서도 영화 창작자는 의도된 메시지를 넣기 위해 몽타주 기법을 통해 영화 언어로서 재편집할 수 있습니다. 문학작품을 담은 책은 대화와 설명을 통해 문자와 글로 일차적의 의미 전달 수단으로 사건을 전개합니다. 반면 영화는 대사 보다는 고밀도의 영상으로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책도 영화도 어떤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긴장감과 역동성이 달라집니다. 기본적으로 사건의 발단, 상승, 위기라는 기본적인 구조가 있기는 하지만 작가나 영화 창작자는 더 세밀한 전개구조를 통해 반전에 반전을 활용해서 책이나 영화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전개 구조와 형식에 따라 영화에 담긴 내용과 이야기의 가치를 배가시킬 수도 있고 내용을 반감시킬 수도 있습니다.
문학 작가든 영화 창작자든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는 소비자입니다. 이 소비자 단계를 넘어 우리가 인식하는 사건과 대상을 언어를 통해 우리의 삶 속으로 재구성할 수 있을 때 창작자이자 진정한 예술가가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영화제작자는 대중성을 영화 창작자는 예술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성과 예술성은 서로 반대적인 성향을 가지면도 서로가 서로를 부정할 수 없는 종이의 양면처럼 공존합니다. 우리는 이장에서 영화에 관해서 기본적인 영화 언어를 이해하는 것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영화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영화 예술을 다루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관객으로서 대중 영화에 담긴 미디어의 메시지를 더 정확히 듣고 이해하기 위해서이며 그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예술의 영역에서 검정되었고 이미 체계화된 예술에 사용되는 영화의 언어를 여기서 좀 더 배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최대로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대중화에 성공한 영화와 그 영화의 언어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i] 펄스의 이론- 케슈탈트 심리학을 인격발달 심리학으로 제시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인간이 가지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능력에 기인한다고 봤습니다. 이것은 피아제의 인지이론의 균형이론과 관계가 있습니다. 피아제 이론과 펄스의 케슈탈트 이론의 이해를 종합하면 인간은 부족한 인격과 이성을 채우려는 방향으로 마음과 행동이 움직이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말이됩니다. 즉, 순교적인 신앙이 없이 과거 선비들이 진리와 자신의 믿음과 신조를 위해 목숨을 내 놓을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심리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장, 성인이 되고자 하는 욕구와 동기와 성향을 모든 인간은 가지고 있다고 간단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ii] [영상이론과 실체] 한국 방송학회 편집.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2.에서 케슈탈트 심리학이 어떻게 영상부분을 편집에 역할을 하는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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